2023년 2월 12일 일요일

카산드라(Cassandra) 저주에 걸린 미국국채 금리역전

미국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는 금리역전, 이번에는 정말로 다를까?

 

그리스 신화 속 카산드라 공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오늘날과 같이 단 100만분의 1초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에 다른 사람보다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어도 돈이 되는 세계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돈방석에 앉을 것이니 나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미래를 미리 볼 수 있었으나 가장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지는 그리스 신화 속 예언자가 바로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이다.

아폴로신은 카산드라를 연모하였고 그녀에게 선물로 예지능력을 주었다고 한다. 아폴로는 카산드라가 자신의 연정을 받아들이지 않자 분노하여 그녀의 말을 아무도 믿지 못하게 하는 저주를 내렸다고 한다.

그녀는 트로이의 멸망을 경고하고 목마의 위험성을 경고하였으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트로이는 멸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 자신 또한 트로이를 멸망시킨 왕에게 전리품으로 배분되었고, 왕비의 시기로 왕과 함께 살해되는 비운을 맞이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신화에서 유래한 것이 카산드라 콤플렉스라고 한다. 카산드라가 트로이의 불운을 경고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은 것처럼, 사람들이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게 되면 자기방어기제가 작동하여 부정하는 경우를 일컫는다고 말한다. 

[목차]



This time is different!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의 경우 금리가 역전되면 어김없이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금리 역전이 도래하면 중앙은행과 경제학자들을 포함한 많은 논평가들은 녹음기처럼 이번에는 다르다말을 한다.

 

Fed의 과잉 대응이 불러온 금리 역전 참사
미국국채 금리역전 이후 항상 도래하는 경기침체(음영)


보통 금리역전을 말할 때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보다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낮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금리가 역전되어 있는 상황이다. 조만 간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온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미국 Fed의 파월과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카산드라가 트로이의 멸망을 비롯 항상 맞는 예견을 하였으나 누구도 믿어주지 않은 것처럼, 경기 침체가 온다고 예견한 금리 역전이 항상 옳았으나 막상 현대 경제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금리 역전은 현대판 카산드라인 것이다.

금리 역전이라는 카산드라가 경고하는 경기침체가 너무 불편한 것일까?

파월과 Fed 관계자들, 그리고 이들의 입만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 들은 카산드라 콤플렉스에 빠진 것일까?  [목차]

 

데자뷰 : 벨기에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Belgium)20196Economic Review

 

벨기에 중앙은행 리뷰 내용을 보면 좀 더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음은 리뷰에 나온 내용을 필자가 의역한 것이다.


금리커브(yield curve)*는 경기 침체에서 보여준 뛰어난 과거 성과만으로 카산드라라는 명성을 얻은 것이 아니다. 금리커브가 보내는 시그널은 더 이상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너무나 많은 논평가들의 너무나 많은 주장들이 이런 명성에 기여를 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들조차 이러한 주장들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초점을 맞추면, 알란 그린스팬2005년에 의회 은행위원회에서 말한 것이 가장 악명 높다. 그는 금리커브의 예측 도구로서 효과성은 너무 드라마틱하게 떨어졌다는 증거가 너무 명백하다고 증언했다(2019.4.4 Financial Times). 2006년에 벤 버난케는 현재 급격하게 줄어든 장단기 금리차이는 경제 둔화가 온다는 신호로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2007년에는,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Charles Goodhart는 금리 커브는 과거에 때때로 경제성장 예측능력이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버린 것 같다라는 글을 썼다.

이런 금리커브에 대한 상황은 Fed에서 근무한 경제학자들인 RudebushWilliams 두 사람의 2009년 주장이 가장 백미다. 이들은 과거 20년 동안 경기확장과 침체 예측에서 보여준 금리커브의 성과는 정말로 대단한(formidable) 것이라고 인정되지만 현재의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 리뷰는2019329일자 블룸버그 기사에서 대부분의 FOMC 멤버들이 금리커브가 과거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경기침체 예측 시그널이었으나 지금 이 시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너무 많은 근거가 있다라는 주장을 전한다.

또 다시 이번에는 다르다

참고로 이 리뷰가 쓰여진 2019년의 다음 해인 2020년 상반기에 미국은 공식적인 경기침체(recession) 맞이한다.  [목차]

 

미국 경제는 금리역전이 예고하는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까

이번에는 정말로 다를까?

다시 미국 국채 10년 금리가 2년 국채 금리 아래도 떨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더구나 그 역전 폭이 과거 30년 이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이다. 과거의 경험은 이런 금리 역전(yield curve inversion)은 미국 경기 침체가 올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더구나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Fed가 과잉 통화 정책으로 심각한 정책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금리 역전이 경고하는 것과는 다르게 Fed와 그 추종자들은 다시 이번에도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 없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disinflation with no recession), , 연착륙(soft landing)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카산드라 콤플렉스일까, 아니면 이번에는 정말로 이들이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마치 같은 삼류 영화를 다시 보고 있는 느낌인 것은 너무 과한 평가일까?

과거에 단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는 이들의 주장, "이번에는 다르다" 라는 주장이 맞는지 지켜 보기로 하자.  [목차]


금리역전, 금리커브란 무엇인가?

금리 역전이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3개월 보다는 1, 1년 보다는 3, 3년 보다는 5년 금리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만기가 길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안하여 금리가 더 높게 형성된다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 금리를 말하는 것이긴 하나 논리는 동일하다.

금리 커브란 그림으로 설명하면 위에서 말한 정기예금금리를 축을 연도로 하고, y 축을 금리로 설정해서 각 기간에 해당하는 금리를 찍어서 점을 이으면 금리 커브가 된다정상적인 경우 우상향하는 그래프가 나온다.

보통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특정 기간에 반복되거나 추세적으로 일어날 경우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가 금융에서는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bridge)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크로 변수이기 때문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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