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6일 일요일

옐런이 비공개 비상회의를 소집 : 파월과 함께 유동성 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까?

글로벌 달러 기근(dollar shortage)U.S. 미국 뱅킹 섹터 유동성 위기(liquidity risk)가 만났을 때

 

우리는 작년에 원화 약세 상황을 경험하였다. 원화뿐만 아니라 엔화와 같은 선진국 통화를 비롯 전세계 통화가 달러 대비 가격이 급락하는 경험을 하였다.

달러 기준으로 볼 때 달러가 모든 통화 대비 강해진 것을 의미한다. 달러가 강해졌다는 것은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러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의 말을 빌릴 필요가 없이 우리는 원화가 갑자기 약해지고 그 추세가 지속되면, 경제, 금융 모든 부분에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경험하였고, 이는 다른 선진, 이머징 경제들 모두 마찬 가지라는 것을 경험하였다.

, 달러 기근은 유로달러시장의 달러 가뭄을 의미하고, 이러한 국제 유동성 부족은 거의 전세계 모든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머징 국가의 경제가 달러 기근과 달러 강세에 특별히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은 매우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가 있다. 이미 달러 기근으로 체력이 바닥난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이 다시 한 번 심각한 타격을 받아 금융 위기로의 전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목차]


전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달러 기근의 증거들

사실상 2008년 이후 유로 달러 시장은 달러 공급 속도라는 측면에서 그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외한 보유고의 감소

2008년 이후 만성적인 달러 부족에 시달리는 유로 달러 시장
금융위기 이후 증가율 감소, 유럽부채 사태이후 정체 상태
2020 정체 상태에서 2022 본격적인 외환보유고 감소


2008년 이후 세계 외환보유고의 연간 증가율은 그 이전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였다. 더구나 증가율이 (-)로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할 만큼 국제 유동성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세계 외환보유고 증가율은 이미 20214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는 달러 공급 부족이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한다. 2022년 초에는 증가율 자체가 (-)에 진입한다. 달러 기근으로 인한 고통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 하는 것이다.

왜 외환 보유고가 감소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민간에서 달러가 필요하고 급해지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재기를 한다. 그렇게 되면 자국 통화가 약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중앙은행은 달러를 공급해서 민간에 부족한 달러를 메꿔주는 동시에 환율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관련된 글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 시기가 Fed 금리 인상 전에 시작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고 국제 유동성은 기근 현상은 더 가파른 속도로 진행이 된다.

 

미국 국채 커스터디 잔고 감소

2020 이후 추세적으로 미국 국채 감소
매도를 통해 달러를 마련하거나 담보로 활용


Fed는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와 같은 공공기관에게 보관업무(custody)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미국 국채를 사면 Fed가 보관을 해주는 것이다.

달러가 부족해져 중앙은행들이 민간에 달러 공급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되면 여기에 보관해둔 미국 국채를 인출하여 팔거나 담보로 사용하여 달러를 확보한다. 달러를 팔아서 당장 시중에 공급을 하기도 하지만 시중의 요구에 미연에 대비하기 미리 현금으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해 두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2021년 이후 꾸준히 잔고가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이후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 주체들이 달러가 부족할 때 공급해 주기 위해서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외환 보유고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있고 이 미국 국채를 Fed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Fed 외국공공기관 RRP 잔고 증가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확보 의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팔아서 유동성을 확보한다. Fed는 중앙은행들이 마련한 달러를 예치할 수 있는 계정을 제공하고 있다.

RP(Reverse Repurchase Aggrement) 계정으로 줄여서 RRP 계정이라고 한다. RRP 잔고는 유로 달러 시장의 달러 기근시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Fed 커스터디 서비스에 보관하고 있는 국채를 팔아서 달러를 마련한 후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Fed로부터 일일물 Repo 매수하면 그 잔고가 Fed의 부채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매일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를 매일 Fedovernight Repo 거래를 반복하는 것이다.

중앙은행들의 미국 국채 매도, Fed 외국공공기관을 위한 커스터디 잔고 감소, Fed의 외국인 공공기관 전용 RRP 계정 잔고 증가와 같이 세 가지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로 달러 시장의 달러 기근과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확보로 인해 RRP 계정은 꾸준히 증가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목차]

SVB 파산 이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은행들과 그 증거들

유동성 위기 시기에는 시장에 한 번 찍히면 죽는다가 은행들의 심리상태이다. 한 번 어떤 은행이 문제가 있다고 시장에 소문이 나면 바로 유동성 회수의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Fed에서 익명으로 빌리거나, 초유량(super high quality) 담보를 확보하거나 포트롤리오를 헤지 하여 리스크를 줄인다.

 

Fed의 상업은행 프라이머리 신용 계정

이전에 SVB 관련 이슈를 다룰 때 이미 한 번 다룬 바 있다. 은행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Fed의 유동성 공급 창구(discount window)로 몰려들고 있다.

다음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SVB 파산과 그 여파는 찻잔 속에 태풍일까?)

 

터무니 없이 낮은 금리의 T-Bill

T-Bill 금리가 터무니 없이 낮은 금리에 거래가 되거나 입찰이 된다.

Fed의 정책 금리 중에 RRP(Reverse Repo) 금리가 있다.

앞에서 Fed가 외국 중앙은행들이 달러를 Fed에 맡길 수 있도록 RRP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와 마찬 가지로 미국내 금융 기관들을 위해 RRP 계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돈이 남아서 운용할 곳이 없거나 금리가 터무니없이 내려가면 FedRRP 계정에 돈을 맡길 수가 있다. RRP 계정의 금리는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금리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면 그냥 정해진 금리로 Fed에 돈을 맡기면 된다.

따라서 T-Bill 금리가 RRP 금리 이하로 내려가면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그런 일이 SVB 파산 이후 고착화 되고 있다. 특히 입찰 시에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

RRP 보다도 낮은 금리에 T-bill을 사는 것일까?

T-bill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고 가격 변동성이 적으며 신용 위험이 가장 낮은 초초초 우량(super super super high qualiy) 담보로 사용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사실상 현금 달러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전세계 금융이 담보가 없이는 설명할 수가 없다. 담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담보가 돈이다.

그러나 모든 담보가 동일하지 않다. 세상이 불안해지고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출자는 기존에 받아주던 저등급 담보를 받아주지 않거나 비우량 담보를 우량 담보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비우량 담보가 담보풀(collateral pool)에서 배제되며 경제 전체적으로 담보풀이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담보가 돈이기 때문에 담보풀의 축소는 유동성의 축소와 다르지 않다(나중에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유동성 위기, 신용 위기,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T-bill은 프리미엄으로 거래가 되며 RRP 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헤지, 헤지, 헤지

최근월부터 2014년까지 모든 구간이 금리 역전


유로 달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상품이 유로달러선물이다. 유로달러선물은 가장 유동성이 높으며 전세계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유로달러선물은 전세계 참여자들의 경기, 금리정책 등에 투표의 결과로 형성되는 가격이다. 아마 주식 선물을 거래한 경험이 있다면 선물이 월물별로 가격 구조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로달러 선물 역시 미래의 특정 시기에 형성될 금리를 현재에 거래하는 것이다. 이 금리가 역전이 되면 향후 정책 금리의 하락 뿐만 아니라 경기가 안 좋을 것에 대비해 헤지하는 세력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정책 금리와 경기에 대한 참여자들의 투표에서 안 좋은 쪽으로 보는 투표가 더 많다는 것이다

최근 근월물들까지 금리가 역전되고 있다. 유로달러 시장은 미국의 정책 실패 또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목차]

유로 달러 시장의 달러 경색 + 미국의 유동성 위기의 결합에 주목해야 하는가?

유로 달러 시장의 달러 경색은 전세계 경제와 금융에 전방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이머징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달러 경색과 달러 강세로 인해 전세계 경제는 타격을 받게 되고 금융 또한 체력이 약해진다.

이미 우리가 겪고 있듯이 달러 강세로 주식과 같은 금융 자산과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 하락이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취약해진 경제와 금융 시스템 환경하에서는 기업과 금융 기관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파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취약해진 시스템은 이를 견디어 내지 못하고 유동성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SVB의 파산이 SC와 도이치 뱅크 문제로 이어지며 이렇게 빠르게 유동성 위기로 발전하고 미국 밖으로 확산되는 것이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환경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 위기는 다시 유로 달러 시장의 국제 유동성을 악화시키며 미국 안과 미국 밖의 유동성 상황을 서로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유동성 위기 단계에서 Fed의 대처가 제일 중요하다. Fed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유동성 위기가 금융 위기로 전이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차]

 


재무 장관 옐런 긴급(emergency) 미팅을 소집, 유로달러 선물은 이미 실기했다고 베팅

2008 금융 위기가 막 시작되기 직전 FOMC 미팅에서 옐런이 한 발언 중 일부다.

“1월부터 우리가 취한 공격적인 정책 조치가 실제로 충격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금까지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출처 : Meeting of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on June 24–25, 2008

이때까지는 미국의 뱅킹 시스템은 유동성 위기 단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동성 위기는 본격적으로 금융 위기로 진전되며 전세계의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번에도 옐런은 미국의 뱅킹 시스템은 온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옐런의 이런 주장이 위의 금융 위기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떠오르게 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한 것일까?

유동성 위기는 주로 통화시스템, 좀 좁게 말하면 뱅킹 시스템에서 단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자칫 금융 위기로 전이가 된다. 금융 위기는 부도의 다발적 발생, 주식 시장을 비롯 자산 가격의 폭락 등을 수반하게 된다.

금요일 아침(24) 옐런은 비공개 시장안정위원회 회의를 소집하였다. SVB, SC, 그리고 도이치 배크로 이어지는 일련의 유동성 위기 확산 문제를 논의하고 정책과 정책 공조를 끌어내기 위한 모임으로 짐작된다. 나름대로 조기에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파월과 Fed의 상황 인식이 매우 안이하다는 사실이다. 파월과 Fed는 유동성 위기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뱅킹 시스템이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Fed는 자신들의 권위와 체면 때문에 정책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파월과 Fed는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에 매달리고 있다. Fed가 항상 그랬듯이 불난집에 불구경을 하고 있다가 지붕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서야 불끄기에 나설 모양이다.

유로달러 선물의 근월물까지 금리가 역전되는 극단적인 커브 역전 상황은 Fed가 실기하고 있다는 것에 투자자들은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목차]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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