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1일 화요일

SVB의 파산과 그 여파는 찻잔 속의 태풍인가?

 

도매 뱅크 런과 금융 위기의 가능성 점검

미 재무장관 Janet Yellen은 일주일 동안 두 개의 은행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뱅킹 시스템은 온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치 녹음해 놓은 것을 다시 틀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도 당국은 끊임없이 앵무새처럼 똑 같은 이야기를 뒤풀이 한 바 있다어쩌면 이들은 당연히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버낭케가 Fed의 통화정책은 말이 95%라고 했던 것이 떠오른다.

여하튼 당국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은행 문제는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한 것일 것일까 ?

목차 


왜 온전한 뱅킹 시스템에 2008년 금융 위기를 무색케 하는 돈을 투입한 것일까?

 

2008년을 뛰어 넘는 Fed의 천문학적인 긴급 유동성 지원
2008년을 훌쩍 뛰어 넘은 Fed의 긴급 유동성 공급

data source :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US), Assets: Liquidity and Credit Facilities: Loans: Primary Credit: Wednesday Level [WLCFLPCL], retrieved from FRED,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https://fred.stlouisfed.org/series/WLCFLPCL, March 20, 2023. 용어설명

Fed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이미 급하게 금융 시장에 투입한 유동성 규모가 2008년을 훌쩍 넘어서 버렸다.

이런 의문이 든다. , 큰 일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 하면서 상상을 뛰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것일까? 불안의 불씨를 초반에 진압하기 위한 것일까?

2008년 금융 위기를 돌아보면 당국은 금융 위기를 부정하다가 결국은 천문학적인 돈과 Fed 정책 금리를 ‘0’까지 낮추는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서도 결국 금융 위기를 막지 못하였다.

이번에는 다를까?

여기서는 현재 Fed가 취하고 있는 2008년을 뛰어 넘는 유동성 투입의 이면에 작동하는 도매 뱅크 런(wholesale bank run)을 살펴보기로 한다. [목차]

 

도매 뱅크 런(wholesale bank run), 쉽게 뱅킹 시스템 위기로, 나아가 금융 위기로 발전

 

뱅킹 산업 : 소매 금융(retail banking)à 도매 금융(wholesale banking)

 

과거에 은행은 대출 활동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개인과 중소기업의 소매 예금에 크게 의존했다. 그러나 1980년대 금융시장의 규제 완화로 은행들은 소매 예금을 보충하기 위해 머니마켓 펀드, 대형 기관 투자자 및 기타 은행과 같은 도매 자금 조달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도매 조달로의 이러한 전환은 더 큰 유연성과 비용 효율성에 대한 욕구에 의해 주도되었다. 도매 자금은 소매 예금에 비해 신속하고 더 많은 금액으로 조달될 수 있으므로 은행이 갑작스런 대출 수요 증가를 충족하거나 예기치 않은 손실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매 자금은 특히 예금에 대한 이자율이 높거나 은행이 경쟁 심화 또는 부정적인 홍보로 인해 소매 예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소매 예금보다 저렴할 수 있다.

도매 조달 증가 à 시스템 불안정성 높아져

그러나 도매 자금은 소매 자금보다 위험하다. 도매 자금 조달은 변동성이 더 크고 시장 스트레스시기에 빠르게 말라서 은행의 유동성 및 지급 능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2008 년 글로벌 금융 위기 도매 자금에 크게 의존하는 많은 은행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의무를 이행할 수 없었다.

그 결과, 규제 당국은 은행에 도매 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하고 보다 안정적인 자금 출처를 장려하기 위해보다 엄격한 규칙을 부과했다. 예를 들어, 바젤 III 규제 프레임워크는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 자금 부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고품질 자본 및 유동성 완충 장치를 보유하도록 요구하였다. 또한 일부 중앙 은행은 은행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자금 출처에 더 의존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NSFR(Net Stable Funding Ratio)과 같은 정책을 시행했다.[목차]

 

도매 뱅크 런(wholesale bank run)이란?

 

소매 뱅크 런은 많은 수의 개인 예금자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은행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고 잠재적으로 파산을 초래할 때 발생한다.

반면에 도매 뱅크 런은 다른 은행이나 헤지 펀드와 같은 대규모 기관 투자자가 은행에서 예금이나 자금을 인출하여 유사한 유동성 부족과 은행의 잠재적 실패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이러한 유형의 뱅크 런은 은행 간 대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 시스템 실패의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시스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목차]

 

도매 금융으로 인한 은행간, 국경간 강력한 연결(interconnectedness) 고리

 

도매 금융은 은행이 유동성을 유지하고 자금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서로 자금을 빌리고 대출하는 은행 간 대출에 크게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도매 금융 활동은 은행이 자금 조달 및 유동성을 위해 서로 의존하는 고도로 상호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도매 은행 활동의 상호 연결성은 금융 시스템에 체계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 은행 또는 은행 그룹이 재정적 어려움이나 채무 불이행을 경험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채무 불이행 및 손실의 연쇄 반응을 유발하여 잠재적으로 유동성 위기 또는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도매 금융의 세계화는 은행이 여러 관할 구역에서 운영되고 복잡한 국경 간 거래에 참여하는 금융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도매 은행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또한 시스템 실패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목차]

 

클릭 뱅크 런(Click bank run) : 도매 뱅크 런, 짧은 순간에 격렬하게 발생

 

먼 과거에 리테일 뱅크 런은 줄서기로 쉽게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리테일 뱅크 런이라고 하더라도 줄서기는 그리 흔한 광경이 아니다. 핸드 폰과 PC에서의 클릭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도매 뱅크 런은 줄서기와 같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Bitbyte 가 전파와 통신선을 따라서 순식간에 이동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뱅크 런이 격렬하게 일어난다. 클릭 뱅크 런이다.

이런 도매 금융 뱅크 런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은행간 상호 연관성이 강력하여 한 곳에서 일어난 런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급속도로 확산된다. 은행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인출하는, 아니 인출할 수밖에 없는 고리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강화되면 국경을 넘어 가게 된다. 클릭은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은행간 연결성 외에도 도매 금융 뱅크 런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이유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있다.

 

1.             예금자 보호 부족 Lack of depositor protection: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매 예금만 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호되지만 도매 예금은 그렇지 않다. 이는 도매 예금자가 은행 파산 시 돈을 잃을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자금을 빨리 인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정보 비대칭 Information asymmetry : 도매 예금자는 일반적으로 소매 예금자보다 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알려지기 전에 고통의 경고 신호를 식별 할 수 있다. 이것은 도매 예금자가 투자를 보호하려고 할 때 자금의 빠른 인출로 이어질 수 있다.

3.             쏠림 행위 Herding behavior: 도매 예금자는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금을 인출하는 목축 행위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은 더 많은 예금자가 자금을 인출함에 따라 뱅크런이 더욱 심각하고 널리 퍼지는 자기 충족 예언을 만들 수 있다.

4.             유동성 문제 Liquidity concerns: 도매 예금자는 비즈니스 목적이나 기타 투자를 위해 자금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소매 예금자보다 유동성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은행의 유동성에 대해 우려가 되는 경우 필요할 때 은행에 접근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자금을 문제 은행으로부터 신속하게 인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도매 금융 뱅크 런이 급격하고 과격하게 일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은 글로벌 달러 환율 강세 또는 달러 기근(dollar shortage), Flight to Q, Repo 시장과 담보 시장의 유동성 문제 등이 있으나 여기서 설명하기 보다는 다른 글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목차]

 

2008년에 Fed와 정부는 금융 위기에 속수무책이었을까?

 

2008년 금융 위기 때 Fed와 재무부가 그 많은 정책 툴 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이었던 이유는 바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격렬하게 진행된 도매 금융 뱅크 런에는 그들이 가진 툴이 거의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좀 저속하게 표현하면, 언발에 오줌누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도매 금융 뱅크 런은 속도와 규모와 범위 면에서 Fed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도매 금융화된 현대 뱅킹 시스템은 전세계적인 강력한 연결 고리를 가진 network로서 한 곳이 무너지면 쉽게 전체로 파급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목차]

 

SVB, CS는 원인(causes)이 아닌 증상(symptoms)

 

누구도 현재 상황이 2008년과 같은 금융 위기로 발전한다고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Fed가 투입한 천문학적인 유동성 규모를 보면 Yellen이 이야기하듯 미국의 뱅킹 시스템이 온전(sound)”한 것 같지는 않다.

Silicon Valley Bank의 파산과 Credit Swiss의 실패는 미국 뱅킹 시스템이 이 두 사건이 터지기 이전에 이미 깊은 문제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상(symptoms)이지 원인(causes)이 아니다.[목차]

 

이번에는 Fed가 주식, 달러와 환율, 금리 시장을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을까?


사실상 2008년 이후 취약해진 미국과 글로벌 뱅킹 시스템, 이로 세계 경제의 구원자로서의 중국 역할 종료, Covid 강타로 인한 또 한 번의 타격, 그 상황에서 Fed는 미국과 전세계 경제를 고문해왔다.

이전의 글에서 누누이 언급해왔듯이 체력과 내성이 약해진 세계 경제와 금융은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뎌 내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Fed는 모든 것이 부러질 때까지 collateral damage를 양산하며 이미 관속에 들어간 인플레와 실업률을 꺼내서 전가의 보도처럼 정책 금리를 마구 휘둘렀다.

2008년의 금융 위기 때 본 듯한 Fed의 정책들을 표현하는 수많은 영어 대문자 약어들과 금융 시장 모습이 데자뷰처럼 스쳐가는 것은 기우일까

2008년에서 Fed가 뭔가를 배우고 준비해 왔기를 희망한다!!![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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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 Assets: Liquidity and Credit Facilities: Loans: Primary Credit

유동성과 신용 기구에는 연준이 금융 안정성과 금융 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대출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Primary Credit"은 단기 유동성이 필요한 적격 예금 기관에 연방 준비 은행의 discount window에서 제공하는 대출 유형이다. 이러한 대출은 일반적으로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종종 하룻밤 사이에 제공되며 고등급(high quality) 자산을 담보로 잡는다.

"수요일 수준"은 가장 최근 수요일 증시 마감 시점에 연방 준비 은행이 보고한 기본 신용 프로그램에 따른 대출 잔고 수준을 나타낸다. 이 데이터 포인트는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유동성 수준과 은행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연준에 의존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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